10 년간 한국 먹여 살릴 세계 1등 기술 8가지 |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가 앞으로 10년간 한국을 먹여 살릴 최고 수준의 기술 14가지를 지난 9월 25일 발표했다.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7개 출연 연구기관은 지난해부터 매년 ‘세계 1등 연구과제’를 지정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놓고 있다. 이 중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술은 8가지다. ‘에코알루미늄·에코마그네슘’과 ‘해조류·셀룰로스 등을 이용한 연료생산 기술’(이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100배 빠른 광인터넷 기술’(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세상에서 가장 긴 콘크리트 교량 기술’(한국건설기술연구원), ‘콘크리트 발열촉진양생 기술’ ‘저심도 도시철도 시스템 기술’ ‘초경량 유리섬유 복합소재 전동차 대차 프레임’(이상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 응용연구’(한국화학연구원)다. 이 8가지 기술을 자세히 살펴보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에코마그네슘’과 ‘에코알루미늄’은 강철보다 6배 단단하고 무게는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신소재다. 이 정도면 비행기 동체 표면에도 쓰일 수 있다.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은 가볍지만 열에 약하고 강도가 낮아 제조 공정이 까다로운 것이 단점이다. 불안정한 상태에선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육불화황(SF6), 이산화황(SO₂) 가스를 이용해 폭발을 방지하고 있다. 그런데 육불화황 가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온난화 효과가 2만4000배나 높은 수퍼 온실가스이며, 이산화황은 인체에 유해하고 쇠로 만들어진 장비를 부식시킨다.
에코마그네슘을 만들고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폭발 위험성을 없앤 특수 합금으로 마그네슘을 만들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마그네슘 합금에 산화칼슘 등 칼슘계 화합물을 첨가해 표면에 치밀하고 얇은 보호막을 형성함으로써 산화와 발화를 방지했다. 이 마그네슘 공법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가공이 가능해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실현한 획기적인 기술이다.
강도가 약한 알루미늄은 그동안 자동차 트렁크나 후드에 부분적으로만 사용됐고, 마그네슘은 노트북컴퓨터나 휴대전화 케이스, 자동차 핸들에만 사용돼 왔다. 그런데 현재 국내 업체뿐 아니라 미국의 보잉 및 독일의 주요 자동차 회사에서 이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로써 15년간 약 600억원의 로열티를 확보한 상태다. 세계 알루미늄 소재 시장은 약 200조원 규모. 에코알루미늄 기술이 상용화되면 관련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로열티만 연간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해조류·셀룰로스 등을 이용한 연료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셀룰로스나 해조류를 사용해 궁극적으로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량자원을 활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던 기술을 뛰어넘는다. 지금까지 석유를 대체하는 기술로는 사탕수수의 당이나 옥수수의 전분과 같은 식량자원을 이용하는 1세대 기술이 주를 이뤘다. 1세대 기술은 한계에 달한 식량자원을 활용한다는 게 단점이었다. 2세대 기술은 셀룰로스, 3세대 기술은 해조류를 사용한다.
해조류가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1·2세대 원료들처럼 에탄올로의 변환이 가능한 셀룰로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셀룰로스는 2개 이상의 당 성분이 결합된 구조의 다당류 섬유소다. 이 당 사이의 결합을 인위적으로 끊어 단당류인 글루코스로 전환시킨 뒤 발효 미생물을 넣어 발효시키면 에탄올이 만들어진다.
해조류는 또 인류의 식량자원에 대한 피해 없이 바이오에탄올 생산이 가능하다. 미역, 김, 다시마, 파래 등 식용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도 바다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해조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해조류 바이오에탄올이 상용화돼도 미역값이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해조류의 빠른 성장성은 1·2세대 원료들이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메리트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해조류로부터 추출한 다당류 ‘아가’를 출발물질로 하여 연료를 생산해 내기 위한 휘발성 물질 HMF(5-hydroxymethyl-2-furfural)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HMF는 에탄올보다 40%가량 에너지 밀도가 더 높은 바이오연료다.
현재 이 기술은 국내 기술이전을 통해 2억5000만원가량의 로열티를 확보한 상태다.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산업적 수요와 잠재력이 큰 만큼 관련 산업의 지대한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원천기술을 확보한 만큼 상품화와 양산체계만 갖추면 세계 시장을 선도해 경제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00배 빠른 광인터넷 기술’을 개발했다. 전용 광(光) 파장을 이용해 말 그대로 기존보다 100배 빠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현재 보급된 인터넷은 초당 100Mb(메가비트) 속도가 일반적이다. 신기술은 현재 인터넷보다 정확히 100배 빠른 초당 10Gb(기가비트)로 콘텐츠를 송수신한다. 이는 5GB(기가바이트)급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받는 데 4초면 충분한 속도라는 얘기다. 현재 기술로는 6분40초 이상 걸린다. 그야말로 꿈의 속도다.
보통 초고속 인터넷은 광섬유를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데 레이저를 이용한다. 기존 인터넷은 레이저 하나를 쏜 뒤 여러 가입자가 시차를 두고 나눠 쓰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한꺼번에 정보가 몰리면 병목현상이 나타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신형 기술은 레이저를 여러 개 쏴서 소비자에게 일대일로 정보가 전송되도록 했다. 도로에 막히는 구간이 없으니 뻥 뚫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ETRI가 개발한 기술은 기존 광전송망의 광섬유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의 광통신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 몇 가지 부품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속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광전송망 속도가 올라가면 도시 또는 국가 전체의 통신 효율이 높아진다. ETRI는 SK브로드밴드나 KT 등 통신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이르면 2013년 말쯤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신기술이 보급되면 2020년까지 1만2000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4조3000억원 규모의 생산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강도를 실험 중인 초고성능 콘크리트(좌)와 콘크리트 사장교인 인천대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세계에서 가장 긴 콘크리트 교량 기술(수퍼브리지200)’을 개발했다. 이는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사장교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사장교는 탑에서 비스듬히 친 케이블로 거더(girder·건물 구조물을 떠받치는 보)를 매단 다리로, 경간(徑間) 150~500m 정도 범위의 도로교에 흔히 쓰인다. 한국에서는 올림픽대교, 서해대교, 인천대교, 진도대교, 돌산대교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한강다리를 교각 없이 놓을 수 있다. 현재 콘크리트 사장교의 교각과 교각 사이의 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 530m 정도인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이것을 깨고 교각 간 한계거리를 세계 최대인 1000m까지 확장시켰다. 이 기술은 난도가 매우 높아 선진국에서도 개발되지 않은 기술이다. 공사비를 20%나 절감하면서 교량 수명은 200년까지 확보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미관상으로도 뛰어난 설계가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경제성을 가진 이 초고성능 콘크리트는 프랑스, 미국 등 경쟁국을 제치고 해외 입찰을 따내기에 충분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기술이전을 희망하는 국내 건설업체와 함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진출해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교량을 건설할 계획이다. 앞으로 10년간 적게는 48조원, 많게는 150조원 정도 되는 해외 교량건설시장 수주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저심도 도시철도 시스템 기술’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저심도 도시철도는 지하 15~25m 깊이로 건설되는 기존 지하철과는 달리, 도로 위서부터 지하 5~7m에 도시철로를 놓는 신개념 도시철도 시스템이다. 지하 환승 거리가 5m밖에 안 돼 기존 지하철에서 지하 2~3층까지 내려가서 타던 열차를, 지하 5~7m의 지하 1층 승강장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다. 초경량 복합소재 대차 프레임.▲
이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볼썽사나운 도시 미관을 피해갈 수 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철도시스템보다 소음도 훨씬 적다. 또 지상 경전철에 드는 비용으로 지하에 건설할 수 있어 건설비용을 30~40%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광주시 지하철 2호선(41.7㎞)에 저심도 철도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지하 건설 때보다 비용을 무려 1조원 이상 낮출 수 있다.
저심도 공법은 도로 밑으로 시스템을 까는 것을 말한다. 즉 도로와 병행해 운행하는 식이다. 이 공법을 적용하려면 터널 단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시스템을 슬림화해야 하지만 국내에는 이런 설계 기술이 아예 없다. 그래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굴착 면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가설공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현재 이 기술은 광주를 비롯해 김포, 대전 등 경전철 사업을 계획 중인 지자체에서 도입해 맞춤형 도시철도를 놓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또 하나의 자랑은 ‘초경량 유리섬유 복합소재 전동차 대차 프레임’ 기술이다. 이 기술로 싱가포르 선텍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복합소재 전시회인 ‘2012 JEC 콤포지트 아시아 쇼’에서 ‘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도시철도용 ‘초경량 복합소재 대차 프레임’ 기술은 도시철도 전동차를 움직이는 핵심 장치인 대차(전동차 밑부분에 객차를 지지하는 바퀴와 구조물) 부분에 유리섬유 복합소재를 적용한 기술로, 기존 금속재로 만든 대차에 비해 30% 정도 가볍다. 객차 1량에 약 635㎏의 무게를 줄일 수 있어 객차 10량이 한 대로 운행하는 도시철도의 경우 약 6.35t의 무게를 경량화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신기술이다. 고속열차를 비롯해 경량화가 요구되는 이층열차나 경량전철 등 모든 철도 차량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부품·소재 원천기술이다.
재료로 쓰인 유리섬유는 규소를 녹인 상태에서 가늘게 뽑아낸 섬유로 강도가 우수하다. 또 기존의 탄소섬유에 비해 저렴해 복합소재를 경제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재료다. 차량이 가벼워져 에너지 비용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서울메트로 2호선 열차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연간 2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차량이 선로에 가하는 힘이 줄어 레일 마모량도 20% 감소해 유지보수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또 하나 개발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양생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콘크리트’는 기존엔 겨울 4~5일, 봄·가을 최소 3일이 걸렸던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특수 제작된 거푸집을 활용해 계절에 상관없이 하루 내에 완료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철도, 도로 및 교량과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아파트 등 건축구조물의 콘크리트 공사 소요 기간을 20~40% 정도 단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간 2조~3조원의 공사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수분 제거에 탁월한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세공체는 나노 크기의 미세 구멍을 가진 물질을 말한다. 0.5~50㎚의 구멍이 일정하게 분포돼 있어 정유·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촉매와 흡착제로 주로 사용된다. 기존 수분 흡착제는 100도 이상에서만 흡착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반면 이 제품은 100도 이하의 저온에서도 원활히 작용해 에너지 효율이 2배, 흡착량은 4배 이상 뛰어나다.
보통 기능성 재료는 표면적이 크면 클수록 기체나 액체를 흡착하거나 반응할 면적이 늘어나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물질 표면적의 한계’를 찾는 연구는 재료분야 과학자들의 오랜 숙제였다. 자연계에서는 분자 크기의 규칙적인 동공구조를 한 제올라이트(Zeolite)가 가장 표면적이 높은데, 1g에 100∼300㎡, 즉 아파트 1채 정도의 표면적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는 1g에 4000∼6500㎡, 즉 축구장 하나를 모두 덮을 수 있는 엄청난 표면적을 갖고 있다.
기존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는 또 값비싼 ‘유기 리간드’(착화합물에서 중심 금속 원자에 배위 결합하는 원자나 원자단) 화합물을 사용하고 있어 대량생산에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화학연구원이 이번에 개발한 나노세공체는 폴리에스테르 고분자 모노머(monomer)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그 부가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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